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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When i was younger

가정파탄 :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정말 죽을뻔했던 과거)

by MakeIt_ 2022. 8. 19.

오랜만에 끄적이는 과거이야기

 

오늘 포스팅은 지금의 우리가족을 이렇게 만들었던 

다섯살 정말 어린 시절의 내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보통 고등학생때만 되어도 아니 중학생때만 되어도 10살 미만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근데, 이 때의..그 순간의 기억은 정말 선명하다.

때는 내가 다섯 살 / 그 당시에 유명했던 캐릭터 중에 '슈퍼맨'이 있다.

물론 지금도 유명하지만 그때는 TV 애니메이션 슈퍼맨이 인기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나는 다섯살의 어느날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그것도 '내 의지'로..

정말 확실하게 그 순간이 기억난다. 

뛰어내리기 직전 창문앞에서 '살수있을까' / '가볼까' 그 당시의 나의 호기심섞인 생각이

참고로 자살은 아니다. 자살하려고 뛰어내린것이 아니다.

뭔가... 그때 나는 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왜냐면 뛰어내릴 때 나는 수건을 목에 두르고 슈퍼맨처럼 뛰어내렸으니까

 

정말 왜 그랬을까

내 인생에 가장 후회했던 짓 중 하나였다.

아니면 우리가정의 전환점이였던가...

 

아무튼 나는 그렇게 떨어졌고

사실 어린나이에 아파트 3~4층에서만 떨어져도 사망했을 것이다.

그것도 다섯살짜리 조그만 아이가....

 

근데 나는 결과적으로 살았다.

첫번째, 베린다 뒷편이 잔디밭이였던 점

두번째, 목에 두른 수건이 떨어질때 1차로 나무에 걸리고 수건이 풀어져서 이후로 땅에 떨어졌던 점

지금의 내 생각은 '그래 수건을 잘 둘렀네' 라고 이미 엎질러진 과거의 나를 그나마 칭찬했던 부분이다... 

그런 사건이여서 그런지 그 뛰어내리기 직전 내가 베란다 뒷편 땅을 보고 있던 그 시야와 그때의 느낌...

정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고, 내 유일한 다섯살의 기억이다.

물론 그 이후 병실에서 색연필로 놀던 잠깐 스쳐지나가는 듯한 기억도 얼핏 난다.

아마도 내가 병실에서 꽤 오랫동안 있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최소 1개월 이상)

 

그리고 이후에 듣게 된 얘기

나는 심장이 멈췄고, 계속되는 CPR로 살아났다고 한다.

당시 나의 증상 중 하나로 '폐에 물이 찼다'라고 하며

내 옆구리에 그당시의 수술자국이 새겨져 있다. 

'정말 나는 갑자기 왜 뛰어내렸을까.... 아이들의 호기심은 정말 대단하다;;'

 

근데, 이 시점을 계기로 나는 우리 가정을 정말 180도 바꿔놨고 파탄에 이르렀다...

그래도 우리가 아예 못살지는 않은 가정이였는데

갑작스러운 나의 수술비와 오랜 병실 입원비 (보험 가입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 막대한 병원비 지출이 생기고, 그로인해 우리 어머니는 결국 사채를 쓰셨다고 한다.

당시 아버지는 돈이 없어 내가 수술하는 동안 병원에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추측으로는 아버지는 일할 능력이 없어서 노름 아니면 유흥을 즐긴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그 사채빚을 갚기 위해 계속 돌려 막기를 거듭한 끝에

빚은 점점 늘어나고 심지어 부모님 주변 지인과 친구들한테 돈을 빌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 결과 부모님은 각자의 친구들 대다수를 잃고, 이혼을 선택했다.

우리집은 완전히 무너졌고 이혼 이후 '기초생활수급자' 표식과 함께 가난이 시작되었다.

어린 나는 어느날 집에 가구마다 빨간딱지가 붙여져 있는 것을 보았고,

아파트에 살았던 우리는 어느 허름한 빌라로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가기전, 아파트에서의 마지막 식사 장면도 유난히 기억이 난다.

(참고로, 이사는 내가 다치고 6년 이후로 알고 있다.)

 

아무튼, 나때문에.... 가정을 이혼과 가난까지 만들었다..

그때의 나는 몰랐다.

근데 이 사실을 체감했을 나이가 되었을 때...나는 그때의 나를 원망하지 않았었다.

원망보다는 '왜그랬을까...' 

스스로에게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나를 원망해서 얻어지는 것도 없고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서 원망까지는 안했던 것 같다. 

물론 죄송한 마음은 있다.

 

아무튼, 가난의 시작과 함께 빚을 갚기위해 아버지는 노가다를 시작했고,

다 갚기까지 적지 않는 시간이 지났다.

특히 우리 작은아버지(삼촌)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아버지는 경제능력이 거의 없었고, 우리 작은아버지가 정말 많이 힘들게 돈을 모았는데

그것을 돈갚는데에 거의 사용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작은아버지께 항상 감사하다.

 

그렇게 우리가족은 이전과 다른 삶이 시작되었고,

차마 이 포스팅으로는 그 얘기까지 세세하게 적기는 그렇지만 

그 삶에서 나은 부분도 있었다.

현실을 깨달은 부분도 있었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이고....

 

아무튼...나... 뛰어내렸고 집안을 그지경까지 만들었는데...

살았구나... 나도 참.. 내 스스로 만든 파란만장이였네